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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후기

박찬우 박사 한성대 계절학기를 마치며, AI 시대 대학교육의 올바른 방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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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park1w1 날짜26-08-19 12:20 조회27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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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푸드닥터 박찬우 통합의학박사입니다.

여름 계절학기는

짧은 기간 동안 집중해서 수업할 수 있으나

하루 종일 강의해야해서 쉽지는 않습니다.

학생들을 자주 보지 못하고,

두 달여의 기간 동안 매주 한 번씩만 만나다 보니

서로에 대해 잘 몰라서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이름을

100% 다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늘 미안합니다.

이름을 기억해 보려고 실습하는 날에는

아예 학생들의 이름을 적은 라벨 스티커를 준비해서

잘 보이는 상의에 붙여달라고 부탁한 적도 있지요.ㅎㅎ

그런데 학생들이 모자를 쓰거나,

태블릿에 나온 교재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서로 눈 한 번 마주치기도 쉽지 않습니다.ㅠㅠ

‘나는 학생들을 바라보고 있는데,

학생들은 나를 바라보고 있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선시대 서당의 훈장님들은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쳤을까?

당시에는 지금처럼 PPT도,

태블릿도, AI도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학생들과 소통하고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
어떤 교수법
을 사용했을까요?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교육 방식 가운데 하나가

강독(講讀)이었습니다.

선생이 먼저 가르치면 학생은 소리 내어 읽고,

선생은 그 뜻을 묻습니다.

학생이 대답하고, 다시 질문을 받고,

자신이 배운 내용을 자기 말로 풀어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책을 보지 않고 외워서 말하는

배강(背講), 배운 내용을 직접 글로 지어보는

제술(製述)도 있었습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상당히 강도 높은 구두시험이자

1대1 문답식 교육이었던 셈입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학생이 정말 알고 있는지를

선생이 직접 확인했다는 점입니다.

- 뜻을 알고 있는가?

- 자기 말로 설명할 수 있는가?

- 그리고 배운 것을 직접 글로 표현할 수 있는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현대의 대학 교육은 훨씬 많은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교수의 지식뿐 아니라 수많은 논문과 데이터베이스,

인터넷 자료,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AI,

현장실습과 프로젝트 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어느 시대의 교육이 더 낫다고

단순하게 말하기는 어렵겠지요.

그런데 AI가 등장하면서

교수의 역할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번 학기에도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보니

예전보다 훨씬 완성도 높은 결과물들이 제출됩니다.

AI를 잘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모습도 보입니다.

수업 내용은 충분히 듣지 않고 AI에만 의존하는 경우,

본인의 생각이나 별도의 조사 없이

AI가 만들어준 결과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

그리고 겉으로는 그럴듯하지만 사실은 1차원적인 결과물을 얻은 뒤 그 내용이 맞는지 검증해 보지도 않고, 심지어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은 채 제출하는 경우입니다.

그것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것을 걸러내는 능력도

이제 교수의 중요한 능력이겠구나.’

AI가 만들어준 답을 받아 적는 능력보다

무엇이 좋은 질문인지 판단하는 능력,

AI가 내놓은 답이 맞는지 검증하는 능력,

그 답을 자신의 생각으로 발전시키는 능력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AI가 더욱 발전하면 교수의 역할은

분명히 달라져야 할 것입니다.

학생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만이 아닌,

무엇을 질문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하고,

AI가 제시한 답을 의심하게 하고,

가장 확실한 자료를 찾아내고 또 검증하게 하고,

자신만의 생각을 넣어서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도록 도와주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학교와 교수들이 이 변화를 빨리 인식하고

함께 변화해야 합니다.

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교수의 역할뿐 아니라 대학의 존재 이유,

더 나아가 학교 교육의 필요성 자체가 계속해서

질문받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런 여러 생각을 뒤로하고

한 학기의 모든 성적을 입력하고

학교에 자료까지 정리해 제출했습니다.

계절학기는 짧은 기간이지만

매일 또는 하루 종일 강의와 준비를 집중해서 해야 하니 생각보다 꽤 고단합니다.

그래서 이날은 제가 좋아하는 설렁탕 한 그릇으로

한 학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설렁탕 한 그릇을 비우고 나니

한 학기를 잘 마쳤다는 작은 위로도 생겼습니다.

이제 다시 학생들에게 조금 더 유익하고

재미있는 내용을 전할 수 있도록

다음 강의 콘텐츠를 연구해야겠습니다.

옛 스승의 교육법에서 배우고,

새로운 시대의 도구를 활용하면서.

그것이 지금 제가 해야 할 공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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